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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미섭의 '아름다운 오월 이벤트'展에 부쳐

 7년째 곱게 싸여 있던 그림들이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싸인펜으로 하나하나 공들여 꼼꼼하게 그려나간 그림들...
알록달록 예쁜 꽃들과 어린 시절 꿈꾸던 세상이 스케치북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림의 주인공은 7년째 교회의 작은 방에 가만히 누워서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죽음을 기다리는 올해 마흔 다섯 살의 석미섭씨입니다.
힘든 형편 때문에 어릴 때 앓았던 소아마비를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한 데다
몸이 점점 굳어가는 병을 앓고 있는 석미섭씨는
94년 길어야 3년이라는 사형선고를 받고 세상을 비관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석미섭씨를 변화시키고 기적적으로 오늘까지 살 수 있게 해 준 힘은
바로 스케치북과 싸인펜...
조금씩 조금씩 굳어가는 손 위에 싸인펜을 올려 자신이 가진 세계를
표현했던 석미섭씨...
그림을 그리며 그녀는 세상과 화해할 수 있었고
태어나 처음으로 행복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싸인펜으로 그림을 그릴 수 없습니다.
얼굴의 근육 외에 온 몸의 어느 곳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그림을 그렸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은 오직 하나 남은 작품들입니다.
몇 백 점이 넘는 그녀의 소중한 작품들...
 (- 2006.11.10-19. 생애 마지막 전시회 서문)


"당신의 손에 들린 사인펜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따뜻함으로 그려질 거예요.
이제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글을 읽었는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게 아니라
당신이 전해준 따뜻한 행복이 더 많은 그림을 그리게 될 거예요."
- j.y.
"그림을 보고 너무나도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지가 멀쩡하면서도 때로는 좌절하며 방황했습니다.
사연과 그림을 보고 힘차게 용기 내어 봅니다."
- 김영호(중국동포)
"아이랑 함께 왔어요.
아름다운 그림 잘 감상했어요.
밝고 예쁜 그림이 우리 모두에게 힘과 희망이 될 것 같습니다.
늘 밝은 미소 잃지 마세요."
- 한나 네
"한 획 한 획에 담긴 작가님의 마음이 너무 따뜻하게 다가오네요.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000
"놓았던 붓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용기를 받아 갑니다."
- 한남숙
(-생애 마지막 전시회 방명록 발췌 글)


 생애 마지막展(2006.11.10 - 19.)의 방명록에서 관객들이 남긴 글을 봅니다.
그 기록물에는 자신의 처지와 작가를 비교하여 용기를 얻고,
적극적인 삶을 스스로에게 맹세하기도 하며,
작가의 재기를 위한 간절한 기도를 신께 올리는
희망과 구원의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페이지에 깨알 같은 글들로 채워진
관객들의 공통적인 내용은 아름다움과 희망이었습니다.
전시 오프닝 때 우연히 참석한 중년의 관객은
석미섭씨의 작품 앞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말합니다.
"무언가를 절실히 원하기는 해보았지만 이루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을까,
작품 앞에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119구조대 앰뷸런스를 타고 전시 오프닝(2006.11.10.pm3)에 도착한
작가의 아이 같은 미소는
참석자 모두에게 행복한 눈물을 선사했습니다.
그중 방송인 김미화씨의 눈물은 전파에 실려 산하 전역으로 날라 갔습니다.
열흘 간의 전시기간 중 많은 분들이 전시 진행을 도와 주셨고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작가에게 전했습니다.
관객 여러분께서 작품 소장을 원하셨지만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었기에 불가능했었습니다.
아쉬운 발걸음이 이어진 그날 이후로
좋은 작품을 함께 나누고 싶어 하는 순수한 마음들이 모여
방법을 모색하게 되었고, 6개월여의 기간 동안 참여 작가들의 노력으로
‘석미섭의 아름다운 오월 이벤트’展 을 개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마지막은 항상 새로움의 시작이었습니다.
미이라 같은 번데기가 나비의 시작이듯이, 죽음이 새 삶의 시작이 듯이,
석미섭의 ‘생애마지막 전시회’는
그의 두 번째 전시의 시작이 되었고
‘아름다운 오월 이벤트展’은
매 회 계속될 제3회, 제4회 전시의 예고展이 될 것입니다.
이번 전시는 관객과 참여 작가,
석미섭 작가의 순수한 마음이 모여 이루어진 전시이며,
이후 눈덩이처럼 커진 마음들의 집합은
더 큰 미래의 전시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전시 준비 테마는 ‘희망’입니다.
이 전시를 위해 갤러리 빔의 전시 작가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동철(인쇄 및 디지털 프린트),
이영은(페브릭, 캔버스 위 디지털 페인팅),
한솔(티셔츠), 정진웅(생활용품),
고영주(초콜릿, 해프닝), 정현명(사진), 이다(포스터) 등,
여러 작가들의 힘이 합해져서 작품 제작이 이루어졌습니다.

위의 참여 작가들에 의해서 석미섭씨의 원 작품은
캔버스 위의 재 페인팅, 티셔츠 세트, 예쁜 세라믹 컵, 목각 등의 생활용품,
석미섭씨의 사진첩 그리고 특이한 발상의 포스터 등으로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석미섭씨의 원 작품은 초콜릿 작품으로 재탄생 되며
이 과정은 전시 관객들이 직접 꾸며가게 됩니다.
이 '초콜릿 이벤트'는 갤러리 빔의 특별관에서 '해프닝'으로 진행되며,
이는 전시 기간 중인 5월의 매주 토요일(5일, 12일, 19일, 26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관객은
이 시간에 갤러리 빔으로 오셔서 참여하시면 됩니다.

'희망'을 테마로 한 석미섭의 '아름다운 오월이벤트'展은
참여 작가 외에도 각계각층의 많은 작가들과 방송,
관계기관에 계시는 분들이 함께 합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만들어 가는 '희망'의 메시지는
작가에게는 물론 지구상 모든 인류의 가슴을 울리는 외침이 될 것을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

2007년 4월 28일
갤러리 빔 대표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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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미섭의 '아름다운 오월 이벤트'展


전시기간 : 2007년 5월 4일 (금) - 2007년 5월 30일 (수)
전시내용 : 갤러리 빔의 5월 기획 설치, 해프닝 展
-- 디지털 프린트, 디자인, 공예품, 아트상품, 설치, 해프닝 展
-- 작가 석미섭은 근위측증을 갖고 있는 중증장애인 사인펜화 작가이다.
현재 모든 근육이 굳어져 신체 전부의 운동기능이 마비되어 7년 전부터
작업 활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이다.
-- 작가의 1회 개인전(생애 마지막 전시회)이후 전시에 참여하기 원하는 관객들과
작품소장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아름다운 생활용품 아트상품으로 제작된 작품들이
전시, 설치되며,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초콜릿 이벤트 등의 해프닝으로 진행된다.

기획세부내용

1. 디지털프린트 : 세트 및 점 당 판매가능 -김동철(광고기획) -프랑카드,엽서,시트,포스터
2. 페브릭 아트 : 설치 및 판매가능 - 이영은 (작가) - 디지털 페인팅
3. 티셔츠 : 설치 및 판매가능 -조수연 (작가). 한솔 (디자이너) - 300매 2세트
4. 생활용품 (컵, 욕실 주방용품, 등) : 세트 판매가능 - 정진웅(작가) - 100세트 4조
5. 해프닝 : 매주 1-2회 관객참여 해프닝 - 고영주 (작가, 초콜릿 전문가)
- 5일, 12일, 19일, 26일. 오후2시에서 5시까지 해프닝.
- 완제품제작 4월30일,5월1일.
6. 공예품 : 판매가능 - 고태영(작가) - 목재 및 금속
7. 사진 : 판매가능, 석미섭 관련 사진 - 정현명(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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