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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의 외벽 설치 작업, 이주은 작.


세상의 모든 것에서 소재를 찾고 그 속에서 무한대의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작업을 하는 이들 속에서 나또한 무언가를 열심히 숨은그림찾기를 하고 있다.
사진과 투명 레진  등의 재료로 작업하며 구체적으로 작업의 분야를 나누어야한다면 회화 같은 사진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에 대한 전문적인지식을 가지고 사진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를 전공하고 그림을 그리던 본인의 감성과 방식으로 사진기를 붓과 물감과 같은 역할로 대상을 수집하고 그것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사진으로 그림을 그리다.

사진기에 의해 소재가 수집 된다 정교한 기술과 조명과 제대로 된 인화의 중요성보다 무심코 찍혀진 평범한 소재들을 담아다 줄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재료로 소재를 수집하고
이렇게 준비된 풍경들은 이제 투명레진과 투명소재로 주인공으로 꾸며진다.
투명레진과 프린트된 종이와의 만남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기도 하고  막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우연성까지 더해지며 주인공으로서의 모습을 갖춘다.


작품에서 사용되는 사진이미지들은 정확하게 선명하게 인화되어 나온것들이 아니다.
조그마한 물체가 확대되면서 뿌옇고 또렷하지 않은 이미지가 되어 나온다.
한없이 사소하거나 일상의 일부가 되었던 주변이 가까이 보아서는 형체를 정확히 알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어 멀리서 바라보았을때 거대한 존재로 풍경을 이루어 나가는 것을 보게된다.
그러한 사진들은 하나의 껍질 표면을 가지게 된다.
표면에 부어지는 실리콘, 에폭시,혹은 아크릴등 그에 어울리는 껍질들로 둘러싸이게 되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속에 스며들어 번지기도하고, 부어진 틀의 나무표면이 비치기도 하면서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흔적을 만든다.
이러한 흔적들과 어울어진 이미지들은 이제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주인공으로 완성되어진다.


소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본다.

걸리버 여행이라는 책속에서 주인공 걸리버는
소인국과 거인국 그리고 다양한 세계속의 여행을 통해서 사물에 대한 생각이 고정되어 볼수가 없음을 알게된다.
거인국에 들어가 소인이 된 걸리버에게는 항상 친근한 대상일수 있는 귀여운 고양이와 강아지가 한순간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가 되어 그 속에서는 그들의 노리개가 될 수 있는것이고 소인국에 들어가 거인이 된 걸리버에게는 가장 크고 위대한 권력을 지닌 자들의 모습조차도 장난감들의 하찮은 움직임으로 보일수도 있는 너무나 대상의 의미가 달라져 보이게 된다.
진실이라 여기고 있는 보이는 그대로의 세상이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어찌보면 그속에 숨은 그림들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각의 여정을 통해서 현재 내가 서있는 이 자리(in this place)속에서의 숨은그림들을 찾아내고자 한다.

땅아래 바닥을 바라다보고
이러한 소소한 주변이 소인이 되어 바라보니 거대한 풍경이 되어 나타난다.
늘 옆에있던 이불위의 흠집 많은 컵 하나가 한참을 올라야하는 푸른 산 위에 하얀 바위가 되고 또는 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동굴이 되며, 무심코 편안하게 앉아만 있던 아주 오래된 나무 의자속에서 커다란 힘으로 짓누르는 기념비적인 기둥을 찾아내기도 한다.
매일매일 사용하던 수건안에서 넓고 넓은 하얗게 쌓인 눈을 찾아낼수도 있고 사진 한장속에서 대상하나하나 속에서 또다시 무수한 풍경들을 찾아낼수 있고 그 이야기는 찾는 사람마다 다른이야기를 만들어 낼수 있다.

이와같은 방식으로 사소함속에서의 거대함을 사소함속에서의 숨은그림을 찾고 항상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물에 대한 다른시각들을 제시하고자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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