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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혁발, 남자거나 남자였거나-


전시 1실: 이상향의 풍경들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잘 살다 갈 것인가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되었다.
또 30년 넘게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에 정착하면서
우주라는 거대 공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인식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내 인생의 의태어, ‘사브작사브작’처럼 자연과 더불어 물처럼
그 흐름에 순응하는 삶이 옳다는 생각을 더욱 굳히게 되었다.
순응하되 현실 속에서의 이상적 공간과 아름다운 삶을 꿈꾸며
영혼의 안식을 찾게 되었다.
 그래서 주변의 현실풍경을 나름의 이상적 풍경 이미지로 만들어보게 되었다.
안동 이곳저곳의 풍경사진을 찍어 색 변환을 시켰다.
그리고 그 공간을 유유히 부유하는
몰랑몰랑한 물체들의 입체적 풍경화(렌티큘러Lenticular)를 만들게 되었다.
 이 작품의 이미지는 의식의 저편,
무의식의 한 풍경일수도 있으며 아득한 태초의 어느 한 공간,
어느 피안의 세계, 먼 이상향의 공간일수도 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 스스로나 관람자가
조금이라도 심리적 위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현실에서 아등바등하지 말고 가끔은 피안의 세계를 꿈꿔보기를.
그래서 이 작품을 보는 관람자가 자기 영혼의 안녕을 물어보게 되고
그 물음에 스스로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기회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작품들: <화천서원>, <화천서원2>, <부용대에서> <낙암정에서>,
<윗들>, <하회마을>, <산야리>

전시 2실: 스타킹 재료 작품 1점, 입술도장 작품 1점
스타킹 재료 작품: <복사꽃과 배꽃>
    1996년 ‘스타킹 모뉴멘트’ 개인전에서 스타킹을 이용하였다.
스타킹의 탄력은 매우 좋아 아주 재미있는 형태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서 설치미술 작품의 재료로도 자주 사용해오곤 했다.
 또한 스타킹의 촉감은 남성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러기에 스타킹이라는 재료는 페티쉬적 관점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남성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시키며 정서적 쾌감을 부여한다.
“상상을 무한번식 시켜라.”
그리하여 “인생을 즐겨라”라는 의미들을 담았다.

입술도장 작품: <남자거나 남자였거나>
    이 작품은 2009년 5월 29일과 30일 이틀 동안 까페 ‘고백’에서 이뤄졌다.
여장남자, 트렌스젠더와 이들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오는 공간에서
여장남자와 트렌스젠더들의 입술도장을 받았다.
입술도장 밑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적고 또 성적취향을 적게 하였다.
 이 작품은 이 시대 현시점의 성적소수자들의 한 단면을 기록하는 것에
의미를 두며, 그들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며,
사회가 성적소수자에 대하여 보다 더 긍정적 인식으로 전환되기를 요구한다.
섹시한 입술자국만 보고 일반 여성으로 오인하여 성적자극을 받는 남성관람자가
사실을 알고 놀라는 반전의 즐거움도 노려본다.
 여성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남성은 사회적 성분류상 여성이다.
이 성전환자(트렌스젠더)에 대한 인식은 많이 좋아졌다.
그러나 여장남자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이들의 성적취향은 받아들일만한가?
이 여장남자들 대부분은 여성이 성적지향이지만
소수는 여장남자를 성적취향으로 바라본다.
속칭 ‘시디레즈’(crossdresser lesbian의 준말)다.
혹 놀라는 이도 있겠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여성이 성적지향의 대상이면
모든 여성적 이미지가 성적 자극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자는 특히 시각적 매력에 약하므로
외형상 매우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하고 있는 남자가 저기쯤 서 있다면
웬만한 일반 남자들은 그 모습에 유혹당할 것이 자명하다.

#성적지향
성적 지향은 기본적으로 자신이 이끌리는 사회적 성 (젠더)이다.
이는 사람의 호색적인 또는 에로틱한 욕망, 환상,
자발적인 감정의 대상이 되어 이끌리게 되는 성적인 젠더(gender)를 말한다.
다른 용어로는 성적 취향과 성적 성향이 있다.
의사들을 비롯, 섹슈얼리티(sexuality)가
삶 초기에 형성되어 고정된다고 믿는 이들은 "취향"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섹슈얼리티가 유동적이며 선택을 반영한다고 믿는 이들은
"성향"이란 표현을 사용한다.
성적 지향이라는 표현은
또한 선택이나 내재적 속성에 따른 개인의 "정체성"을 기술할 수도 있다.
이러한 분류들은
또한 개인이 택한 정체성에 반하여
부글부글 뛰쳐나오는 성적 행동을 말할 수도 있다.(위키백과)



전시 3실: 변화 연작들
    어린 시절 화장품 회사에서 무가지로 나눠주는
사보에서 본 변화 이미지(화장 전 후의 사진 비교)는 충격이었다.
언젠가 이것을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었는데,
여장남자나 얌자(쉬메일),
트렌스젠더들의 변화모습을 보며 또 한 번 충격을 받았다.
이들의 변화전과 변화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받은 정서적 반향을 타인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다.
이것이 2003년 <섹시미미> 작품이 되었다.
 사실 ‘얌자’의 이미지 등장은 1995년도 작품에서 시작되는데,
당시 나는 ‘완전한 인간의 희구’라는 관점에서 남녀성이 한데 어우러진,
그래서 다른 이성을 갈구하지 않고 욕망의 포로가 되지 않는
그런 인간상을 그리게 된다.
처음 작품은 가슴엔 여성기와 유방이 좌우에 있고
남성기가 있을 자리엔 여자 가슴이 있는 자화상이었다.
 완전한 인간이란 욕망에 굴복당하지 않고 혼자서 당당히 존재하는 것이었다.
그러려면 반여성반남성의 존재가 가장 완벽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완전한 인간에 현실적으로 가장 유사한 존재가 암자였다.
트랜스젠더가 아니라. 얌자는 정신적, 육체적 자웅동체,
아니마와 아니무스의 공존,
불완전한 인간존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이상형의 존재라 생각되었다.
얌자(쉬메일)란 여성의 외형에 남성기를 잘라내지 않고,
남성기의 공존을 주장하는 사람들이다.
남성기는 잘라내야 할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트렌스젠더(남에서 여로)와는 다른 것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 3의 성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한 화면의 좌우 또는 정면에서 보면 각기 다른(2개 또는 3개)
입체적 이미지가 보이는 이 렌티큘러(Lenticular)작품들은
그들(얌자, 여장남자, 트랜스젠더)에게 박수를 보내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들의 아름다움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다.
그들의 성적 지향과 성적취향에 든든한 후원자가 되고 싶다.
그리고 그들 영혼의 안녕을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전시작품들: <변화-나와 섹시미미>, <변화-eye>, <변화-melissa>,
<변화-nuts에서venus로>, <변화-fern>, <변화-lusi>, <변화-amy>, <a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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