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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갤러리 빔입니다.

이제까지 지낸 어떤 가을보다 이번 가을은 아름다웠습니다.
너무 빨리 지나간 봄과 여름 같지 않았던 여름을 보상하느라
자연은 이번 가을을 이렇게 천천히 지나가게 하는 모양입니다.
청량하면서 보송보송한 가을바람과 빛나는 햇살로 가득했던 하늘,
그리고 곱게도 물들었던 단풍잎도 이제 낙엽이 되어 길가에 구르고,
시절은 그야말로 늦가을로 달려가는 것 같습니다.

갤러리 빔의 이번 전시는 박윤주작가의 “The Island"입니다.
박윤주 작가는 물의 흐름과 인간의 역사를 연관하여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공존방법을 ‘샤워론’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2008년부터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신진작가이며
이번 작업은 SeMa(Seoul Museum of Art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과
갤러리 빔의 일부 지원을 받아 진행됩니다.

본 전시 ‘The Island'에서 박윤주 작가는  나뉘어진 전시공간을
서로 떨어져 있는 섬 같은 각각의 인격체로 은유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내부적인 갈등(샤워론)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작가는 독립적 개인으로서 누구나 가진 ’고독‘ ’고립‘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것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각을 이야기하고 싶어합니다.
그녀는 흔하게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의 소박함을 차용하고(ready-Made)
이를 아날로그적으로 움직이는 키네틱 형식을 통해
은유하는 설치전시로 소통의 문을 두드립니다.

삼청동은 특별히 가을이 아름답습니다.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져 가는 가을을
박윤주 작가의 설치전 “The Island" 와 함께 향유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011년 11월  갤러리 빔 관장 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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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 “The Island"
작 가 명 : 박 윤 주
전시기간 : 2001. 11. 16. (수) - 11. 29. (화)
전 시 장 : 갤러리 빔 전시 A, B동
          (서울 종로구 화동 39, 삼청로 76-1. p.02 723 8574, www.biim.net)
전시내용 : 설치. 퍼포먼스
작가노트 :
<샤워론>(목록/서론요약첨부 샤워론 개념에 대한 작가의 글 중 일부 발췌입니다.)

평균 12분 51초.
우리나라 평균 샤워시간. 철저한 고독을 오롯이 유지할 수 있는 최소의 개인시간.
암묵적이고 정당하게 획득한 고독의 권리.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고독.
예술의 의무가 부재된 예술의 발의.
약 8초.
찬물이 따뜻한 물로 전환되는 시간. 발가벗음. 공기와의 마찰. 조명과 거울에 의한 거짓말.
환각에 대한 유도된 자신감. 일정한 물소리. 샤워커튼으로 분리된 2평 정도의 공간.
커튼에 의해 절단된 빛. 수분법의 규정화.
따뜻하고 깨끗한 물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반복적 형태.
자연 순환을 모방한 이미테이션 가공. 육고기가 되어버린 생살. 도플갱어.
물의 수직하강을 거부하고 마찰을 일으켜 자신을 정제시키는 몸.
진짜 같은 가짜에 대한 부정. 내장을 보호하고 있는 몸. 발랑 까진 똘래랑스. 배수구.
몸을 씻어내며 지하로 배수되는 물. 물의 퍼짐. 가짜 안의 진실.
가짜가 가진 간절한 욕망. 수직하강을 거부하는 튕겨진 물방울. 물 자국. 수증기 증발.
아웃사이더의 생성. 공간의 확장. 절대로 설득되지 않는 벽.
몸의 급소조차 지속적으로 응시하는 공간. 습기를 뱉어내는 공간.
온도가 변하지 않는 공간. 신뢰생성. 무장해제된 몽롱한 정신.
표류와 자유에 대한 구분이 무의미해지는 시점. 어떤 자유에 대한 금단현상.
몹시 불규칙한 상상력. 충만하고 낙관적인 외로움. 금기에 대한 합법적인 권리.
망상에 대한 합법적인 구현화. 다시 가능해진 예술의 발의. 미쳐 몸에 닿지 못한 물방울.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하수가 되는 현실. 소외계층 생성. 공간의 축소현상.
수압의 타이밍. 배수 순번을 기다리는 같은 시기의 물방울. 불평등의 시작.
시민의식 생성. 불만과 폭동. 정부와 기업의 역할. 수압조절의 정부개입.
배수구확장의 기업개입. 몸의 부재. 완벽한 자연의 부재. 정제 불만족.
통증에 대한 미각적 반응. 정신개입. 불법화 시작. (중략) 샤워론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