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biim

The Islands.

‘그 섬들’은 ‘샤워론’이라는
작가의 기초개념에 근거하여 제작된 에피소드들의 집합체입니다.
샤워론이란, 물의 흐름(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강이 되고, 댐이 생기고, 하수도를 통해 인간의 물을 사용하고,
샤워를 하고, 배수가 되고, 폐수가 되어, 강으로 흐르고,
바다로 흘러, 수증기가 되어 기화되고 구름이 되어 비가 내리고
다시 강이 되는.) 과 인간의 역사과의 연관성에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공존방법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긍정이 되기도 하고,
그 긍정이 다른 생명체에겐 부정적인 것이 되기도 하고,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물이라는 중립체를 두고
중간자의 역할에서 그 둘의 소통방식을 관찰하는 입장을 취합니다.
그 불협화음과 가끔 보여지는 하모니에 반응하고 기록합니다.
개인의 역사와 물의 흐름에 의한 사회적,
정치적 사실 현상들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물이라는 우주적 흐름과 인간의 손길에 의한
인위적 길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희비극을 이야기 합니다.
각각의 작업은 샤워론 이라는 큰 틀 안에서
작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진 수필 또는 단편소설들 입니다.
그 방식에 있어서는,
보다 융통적인 4D공간에,
작가의 개인적인 해석으로 설치드로잉 형식을 취합니다.
산업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가공품과
태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이
그 중립적인 융통성을 유지해오던 물(자연물)의
적당한 선의 합의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합의인지,
아니면 적자생존에 의한 폭력적 강요인지,
아니면 초월한 대상이 연약한 존재에 대한 연민과 포기인지.
그 모든것들을 실험하고 탐색합니다.
작업의 모든 설치와 비디오, 전시자체도
그 실험들의 일부로써 진행이 되고,
일부는 즉흥적인 공간드로잉으로
그 가공품과 자연물간 협상을 이끌어 냅니다.

본 전시 ‘The islands’는
각각 나뉘어진 전시공간을 각각의 인격체(섬)로 인정하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내부적 갈등(샤워론)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인격체라면 누구가 가지고 있는 평범한 고뇌인
‘고독’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짧은 수필을 쓰듯이 공간을 드로잉하며,
그 수필이 이어진 공간들과 사적인 연관을 가지도록 유도합니다.
물이라는 기본적 창백함과 외로움을 기초로 하여,
아날로그적 키네틱형식과 레디메이드가 주는 소박함을 사용합니다.
읊조리듯이 읽어내려 가는 병렬형 드로잉으로써,
그 하나하나의 소재들의 의미에 집중하기보다
그 감성과 전체적인 공감각의 담백한 일상을 담아내려 했습니다.
본 설치에서 사용된 가공 소재들은
‘물과 협상 중이다.’라는 큰 제목 이외에 의미가 없는,
즉흥적으로 작가에 의해 선택된 물건 일뿐입니다.
전체적인 감성과 그 흐름을 따라가며
주관적으로 느끼는 어떤 지점에 열광합니다.
그 안에서 집요하게 만들어진 공감각적 유머는
작가가 추구하는 개념과 더불어 중요한 소통의 지점입니다.
일상적 에피소드에는 시니컬한 유머와 따뜻한 유머가 공존합니다.
그 희극, 또는 비극적 웃음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내려고 했습니다.
그 유머들은
‘샤워론 에피소들(물과 협상 중이다)’의 어떤 협상의 지점이 될 수 있다,
라는 가능성 때문에 더욱 집중하고 있습니다.
결국은 주관적인 본질을 따르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본질 따위는 예전에 역류시킨 종족으로써
조금이나마 어떤 당위성을 찾고 싶다는 일종의 변명일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실험들을 하고 있는 이유는,
일차 텍스트가 주는 기록의 효과를 믿기 때문입니다.
수학적 기록물이 아닌
예술로써의 기록들이 주는 강한 터치감을 기대하며,
2008년 personal space작업을 시작으로
본 샤워론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