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biim

지난여름 잘 보내셨나요?

이제 저녁이면 서늘한 가을 냄새가 묻은 바람이 우리에게 또 한 번 절기가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합니다. 릴케의 시가 아니더라도 지난 여름은 위대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곁에 다가온 가을 덕분에 ‘ 잠자지 않고,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쓰고 그리하여 낙엽이 뒹구는 가로수길을 불안스러이 이리저리 헤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갤러리 빔에선 9월 첫 전시인 원현진 작가님의 전시 소식을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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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다 展 - 원현진

전시일시 : 2012년 9월 5일 ~9월 12일 (am 12:00~pm 20:00) - 매주 월요일 휴관

전시장소 : gallery biim (02-723-8574, www.biim.net) 서울시 종로구 화동 39

전시내용 : 회화 .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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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가을 날씨의 아름다움을 더해 줄 이번 원현진 작가의 작품은 회화의 일반적 소재인 페인트가 아닌 섬유소재를 이용하여 작가 자신에게 남아있는 기억의 조각을 실로 엮어내어 화면을 구성한 작업을 보여 드립니다.

추상회화의 선구자 몬드리안의 작품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녀의 작품은 사각형의 섬유 조각들을 이용해 기억의 일부분으로 화면을 구성하였습니다. 격자무늬로 인해 느껴지는 안정감과 우리나라 정서에 익숙한 전통섬유의 소재, 오방색의 세련된 컬러 조합으로 보는 이들을 편안한 사색에 잠기게끔 도와줍니다. 화면 안의 사각형들은 제각기 크기와 색을 달리하여 여러 면으로 쪼개져 있고, 면과 면 사이에는 바느질 선이 각 면을 연결해 무수히 많은 선들이 또 다른 화면을 구성해 냅니다.

마치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대로 과거를 추억하듯 작품의 면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짜여지고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또 기억은 쌓여가고 기억의 조각난 파편들이 꼼꼼한 색과 선으로 드러납니다. 또한 작가의 감수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눈이 내리는 밤 풍경이라던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 사랑의 소재를 공감과 소통으로 이끌어내었습니다.

가을색이 물들여지는 찰나의 9월.... 모든 사람을 철학가와 시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계절!

가을이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오는 삼청동 길목에서 여러분의 ‘기억’을 만나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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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문의 =이주희 큐레이터(010-3522-2372, 02-723-8574)